12월 주말은 이미 약속이 다 잡혀있었는데 비어있는 딱 한주, 그 때 엄마가 김장을 한다길래 거제에 갔다.
일 할 생각보단 보쌈에 겉절이 먹을 생각에 들 떠 2주일 전부터 디데이 세고 지냈다.
드디어 당일, 아침 일찍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밤에 걷을거라 쉬엄쉬엄 오라했지만 빨리 가고싶었다.
빨리가면 뭔가 더 빨리 먹을 수만 있을것 같은 기분 그리고 오랜만에 거제에서 여유를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기 전 시댁에서 배추, 무, 파, 갓을 챙겨주신다해서 들렸다.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얼른 챙겨서 나오려고 했는데 남편이 어머님과 같이 아침을 먹자는거 아닌가? 진짜 한대 쥐어밖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가봤자 커피나 한 잔 하거나 낮잠 한숨 잤을 생각에 내가 괜한 재촉을 했구나, 어머님 혼자 식사하셔야하는걸 생각 못했다라는 생각이 들며 남편 행동이 옳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까 성질 부린게 미안해졌다.
하지만 사과는 하지 않지. 이 글을 빌려 사과해야겠다.
아무튼! 가기 전부터 가리비찜이 먹고 싶었던 나는 가리비를 사기위해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니까 엄마가 여기서 사와라하고 주소를 보내주셨다.
할머니집에서 김장하기로했는데 할머니집과 가까워서 바로 전화주문을 미리 했다.
동생은 또 굴구이가 먹고싶대서 각굴 2kg와 가리비 2kg와 김장김치에 바로 무쳐먹을 생굴 1kg 구입 후 할머니집으로~!
도착하자마자 어머님이 주신 배추 새로 절이고 파 다듬고 이것 저것 잔심부름 좀 하다가 밥 때가 되어 점심 먹으러 갔다.
2022.12.19 - [먹기🍚🥄] - [거제/둔덕면] 거제 맛집, 둔덕 맛집, 아지트
[거제/둔덕면] 거제 맛집, 둔덕 맛집, 아지트
이번에 제가 소개해드릴 곳은 거제 현지인 맛집으로 소문나서 관광객까지 많아진 "아지트" 둔덕 리묘 근처에 있는 공터 주차장을 이용하시고 조금만 걸으면 아지트 방문하기 쉬워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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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정말 맛있다.. 몇번 강조해도 됨.
밥 맛있게 먹고 집에 돌아와 커피 한잔 여유 부리며~~는 무슨 커피 타달라고 하더니 커피 마실 시간은 주지 않았다.
바로 양념 만들기 시작했다. 나는 부엌일에 서툴러서 믹서기 담당!
엄마랑 동생이 무언가를 잘라주면 믹서기에 돌리기만 하면 된다. 그마저도 제대로 못해서 따가운 눈초리는 덤
모르쇠 믹서기만 잡고 있다가 허리가 아파서 방에 들어가 누웠다. 천상 공주체질 호호
그러다 양념 맛보라해서 가서 맛보니 뭔가 맛이 어정쩡하다. 그러다 액젓도 더 넣고 새우젓도 더 넣고 했는데도 맛이 안올라와서 걱정이 되었지만 맛이 아예 없는것도 아니고 이제는 어쩔 수 없다며 일단 냅뒀다.
드디어 저녁! 아빠가 먹고 싶은 삼겹살과 내가 먹고 싶은 가리비 그리고 동생이 먹고 싶다던 굴구이까지 한 상 푸짐하게 차려 먹었다. 가리비는 역시나 살이 꽤나 실한게 달달하니 너무 맛있었다. 삼겹살에 가리비 초장찍어 먹으니 꿀맛!
2차로는 아빠가 사온 호밀빵이였는데 화로에 한번 더 굽고 엄마가 만든 블루베리 잼 올려 먹으니까 이것도 꿀맛!
3차로 고구마까지,, 내가 잘 먹는건 확실히 타고난 유전자다.
저녁을 먹고 치운 뒤 각자 쉬고 있다가 밤 11시쯤 배추를 걷었다. 허리 아픈 관계로 이것도 제외..됨
진짜 먹으러만 간듯 ;;
다음날 아침, 간단하게 누룽지 끓여먹고 치운 뒤 양념을 치댈 준비를 한다.
양념에 마지막으로 채썬 갓과 쪽파를 넣는데 채써는게 재밌어보여서 내가 해볼래! 하고 했는데 한 두개 썰고 후회했다.
칼질은 아무래도 나와 맞지 않는다.. 스테이크같은 고기나 썰 줄 알지 채 써는건 영 힘들다.
어찌저찌 내가 채 썬 야채들을 양념에 넣고 비빈 뒤 엄마와 동생 나 그리고 남편은 치대고 아빠는 절인 배추를 나르고 통 정리를 도와줬다.
올해는 김장을 많이 줄여서 그런지 1시간만에 끝냈다. 뭐든 준비과정이 제일 힘들다. 결과는 생각보다 금방 나오는 편ㅎ
바로 점심 준비를 했다. 김장을 했으니 점심은 당연히 수육!
우리엄마 수육은 진짜 맛있다. 다른 집 수육 먹어볼 기회도 없었지만은 그냥 울엄마께 젤 맛있음.
금새 갓 무친 김장과 굴 그리고 수육까지 한상 차려졌다. 한입 가득 쌈을 싸서 먹기도 하고 김치에 수육을 돌돌 말아 싸먹기도하고 굴과 김치만 먹기도 했다.
역시 김장하고 바로 먹는 수육과 굴무침은 어느 밥상보다 맛있다.
이렇게 맛있는 한 주를 보내고 이제는 일상생활로 복귀해야하는데 아직 거기 더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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